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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2018 츠타야 티사이트 다이칸야마

COLUMN/여행 with me

by modernmother 2018. 6. 3.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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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라이프스타일을 팔다'라는 책을 보고 서서 읽다가 구구절절 너무 이해가 되어 소장해야겠다 싶어 데려왔어요. 그게 츠타야 와의 첫 만남이었거든요. 츠타야 츠타야. 핫하대. 쿨하대. 그런 얘기를 들었어도 그다지 관심이 가지는 않았어요. 유행하는 곳 쿨한 것 모두 따라다니면 줏대 없는 저는 너무 흔들려서, 오히려 좀 외면하려는 편에 가까워요.


마쓰다 무네아키의 두 번 째 책 '지적자본론'을 읽고는 좀 충격받았습니다. 0년 경력의 잡지사 편집장이 직접 고객을 대면하며 책과 라이프 스타일을 추천해 준다는 츠타야는 '20년'이라는 경험을 넘어서려면 20년이 필요하게 되잖아요. 어떻게 그런 일을 가능하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며 궁금해졌어요.



도쿄 다이칸야마의 츠타야 티사이트.


작년 연말인지, 올해 초인지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라는 책을 읽곤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만년필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는 그 장관도 보고 싶었고요. 손으로 글을 쓰다 보니, 만년필에 대한 세부적인 요구 사항이 생깁니다. 종이에 부딪히는 탄성이 좋으니까 18K 촉이면 좋겠고, 생각이 따라 흐르게 유선형이면 좋겠고, 꺼낼 때마다 내가 나를 귀하게 여기는 느낌이면 좋겠고, 감성을 자극하면 좋겠고, 이렇게 어떤 집착이 생겨요. 그런데, 만년필을 잔뜩 볼 수 있다니 더더욱 가보고 싶었어요.

만년필을 만져보고 느껴보고 싶었는데, 다 잠겨 있어서 자유롭게 볼 수 없어서 답답했어요. 워터맨 만년필 두 자루를 보여달라 해서 시필했는데, 좋았어요. 국내 면세점 가격의 두 배인 점을 제외하면요. 점점 감각이 예민해지는 걸 느낄 수 있는데, 점점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마음에 들었으니, 다음에 면세점에서 구입하는 걸로... 마음을 정했어요.



마치 와인창고 같은 외형의 만년필 디스플레이대와 시필.

서점에서 와인도 팔고, 조미료도 팔고, 사케도 팔고, 쌀도 팔고. 경계가 없는 디스플레이로 유명하다지만, 그 소스가 일본의 장인이에요. 수 십 년 이어온 양조장, 수십 년 이어온 쌀집, 수십 년 이어온 공예. 그런 식이에요. 우린 이 사람들하고도 좋은 관계를 갖고 있고, 그게 바로 우리의 문화야. 너희도 할 수 있으면 해 봐!라고 말하는 듯이 느껴졌어요.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책이 등장한 재료나 소스들을 구하려면 또 검색을 하고 주문을 하는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잖아요. 물론 시간도, 비용도 더 많이 들고요. 츠타야에 오면 그 책에 등장한 제품들도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는 거예요.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일본엔 수십 년 한 분야에서 일해온 장인이 많잖아요. 제조업이 살아 있고. 부러워서 배가 아팠어요.

우리나라에도 그런 장인이 계실 텐데, 그분들의 소중함을 알려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그 역사와 유산을 자료로 남겨 허공으로 사라지지 않게 해야 할 텐데. 다행히 그 작업을 하는 출판사가 있어 '수류산방'입니다. 예술사 구술총서 같은 작업을 해 주시긴 하시지만, 문화유산을 상업적으로도 가치 있는 지식으로 가공하고 판매하는 것과는 또 다른 얘기 같아요.


요리책 옆에는 요리 재료가, 공예 책 옆에는 공예품을 판매하는 츠타야.


츠타야의 담당자들은 도서뿐 아니라 재료, 원료, 가공법, 유통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아야 하니 실전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 아니고서는 정말 일하기 힘들 것 같아요.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만드는 츠타야의 매력. 같이 일해보지 않으면 경험하기 힘들어요.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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