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을 행복하게 해 주었던 측백나무들이 한 그루만 놔두고 모두 죽었어요.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는데, 해가 부족했나, 물이 부족했나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한 그루만 남았는데, 그마저도 시들시들해요. 안타깝고, 미안하고...... 오늘은 작별 인사하고 모두 정리해 주었어요.
큰 식물이 세상을 떠나면 정리하는 게 정말로 중노동이거든요. 잎을 모두 가위로 잘라낸 다음 줄기도 톱질해서 다 잘라 소각용 봉투에 넣어 버렸어요. 캘리포니아에서는 정원용 쓰레기- 잎, 줄기, 뿌리 등등 - 만 따로 모으던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렇지는 않은 거 같아요. 오늘날 잡고 있다가 모두 버렸습니다. 남편과 저는 땀을 뻘뻘 흘리고, 모처럼 중노동을 했어요.
과천시 주암동 57번지를 찍고 갔고요, 아침 7시부터 영업하신다고 해요. 마트 진열대처럼 식물이 가득 놓여 있어요. 제 눈에 들어오는 식물들만 일단 찜하고요, 교수님께서 어디서나 잘 자란다고 추천해 주신, 초롱꽃과 노루오줌을 사 왔어요. 고삼은 잎이 동글동글한 게 완전히 제 스타일이라 사 오고요.
동그란 잎이 완전 제 스타일입니다. ^^
오렌지빛이 도는 핑크가 좋아요. 잘 적응해서 예쁜 화분 정원을 만들어 주겠지요? ^^
이 나무를 심을까 잠깐 고민했는데, 잎에서 차가운 회색빛이 느껴져 꺼려졌어요.
요즘 많이 보이는 핑크세레스, 삼색 버드나무. 제게도 두 그루가 있는데, 저 나무가 더 좋은 것 같아 한참 봤어요.
제가 데려온 식물은 수국, 떡갈수국, 톱풀, 고삼, 초롱꽃, 맥문동, 아스틸베, 노루오줌, 등등이에요. 예쁘게 심어주었는데, 태풍이 온다고 해서 걱정이 됩니다. 내일 비가 많이 올 것 같으면 비닐봉지라도 씌워 줘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요. 꽃은 이래서 부담스러운데, 결국 또 데려오고 말았어요. 이 금붕어 아이큐.
제가 열심히 식물을 고르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디자인하냐고 물으시더라고요. 표시가 났나봐요. -.- 책을 썼다니 조금 깎아 주셨습니다. ^^ YES24 인테리어 부분 1위에 랭크되어 있는 걸 보여드렸거든요. 제가 가는 곳마다 책 이야기를 해도 조금 덜 부끄럽게 많이 읽어주시고, 책 읽은 이야기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이웃추가,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