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공기가 너무 좋아서, 하늘이 새파래서 청소를 했습니다. 하핫. 옥상정원에 올라가니 망초가 뒤덮어서 얼마나 징그럽던지요. 망초는 일제가 뿌렸다는 설도 있고, 그 풀이 유행한 다음 나라가 망했다고 해서 망초라 불린다는 설도 있는데요, 일단 그 풀을 보면, 저는 기분이 너무 나빠요. 반갑지 않은 손님에게 느껴지는 서늘한 기운.
징그러워 징그러워 하며 보이는 풀들만 모두 뽑았는데도, 두 시간이 지나있더라고요. 이웃이신 동글동글 님께서 몸을 아끼라 하신 말씀이 귀에 맴돌아 두 시간이지, 아니었으면 잔디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애들까지 뽑고 기어이 몸살이 났을 거예요. 신기하게 줄기가 빨간 풀이 있어 찾아봤더니, 쇠비름이라는 잡초래요. 뽑으면 인삼 향 같은 게 나요. 어쩐지... 약재로 쓴다고 해요. 신기하죠? 다음에는 쇠비름을 따로 모아 말려야겠어요.
그런데, 왜 잡초는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새파랗고 싱싱한데. 잡초로 뒤덮인 빈집을 보면 서늘한 기운이 풍겨오는 것이 정말 신기합니다. 잡초는 세상 그 무엇보다도 생명력이 가득 차, 어제와 다르게 쑥쑥 자라는데요. 그래도 싱싱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지저분한 곳들을 정리하고, 꽃들을 심어보자 싶어 내키는 대로 사 왔는데, 어디에 심어줄지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 하고 있어요. 고민 중입니다. 직사광이 얼마나 필요한 애들일까요? 오전과 저녁에 잠깐씩 해가 드는 곳인데, 쟤네들을 심어 주면 잘 자랄까요? 월동은 된다고 하는데, 고민이 됩니다.
왼쪽부터 핑크 뮬러. 에키나시아, 수국, 또 에키나시아
꽃시장에서 바로 제 눈을 사로잡은 에키네시아. 약재로도 쓴다 해요.
수국을 사러 가서는 저거 다 주세요. 했던 복슬복슬한 수국.
측백나무가 힘들어해서 마음 졸이고 있는데, 다행히 초록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이뻐라. 측백나무를 옮길 때 면포에 쌓여 있는 것만 확인하고 그냥 심어줬거든요. 면포는 썩으니까요. 그런데, 그 면포 안에 우레탄 고무줄이 꽁꽁 싸매고 있었던 거예요.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그것도 모르고... 혹시나 싶어 우레탄 고무줄을 다 제거해 주고 다시 심어봤어요. 그랬더니 다행히 조금씩 초록색으로 변하는데, 여전히 마음이 놓이진 않아요.
왼쪽 나무에 분명히 초록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제가 존경하는 박완서 선생님께서 '자유롭기 위해선 많은 것을 배워야 하고 몸이 고달프다'라고 표현해 주셨는데, 제가 요즘 느끼는 마음을 그대로 써 주셨어요. 뭔가를 더 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몸은 피곤하지만, 그래야 더 자유로운 것은 분명한 사실 같아요. 할 줄 알면 너무 자유로우니까요.
오늘은 촉촉하게 비가 내리고, 공기도 깨끗하게 신선한 월요일이었어요. 내일도 공기는 깨끗하길 바라고, 이웃님들도 자유롭고 평안하게 지내시는 한 주가 되시길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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