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키우기 시작하며 '나는 그동안 몸과 생각에만 집중하며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 없는 셈 치면서요. 영면한 동생과 열 두 살 때 헤어지면서부터 슬프면 안 슬픈 척, 웃음이 터져나와도 안 웃긴 적 했어요. 슬픈 걸 슬프다고, 재밌는 걸 재밌다고 표현하는 건 기본 중에 기본인데 말이에요.
국내 원예치료학 박사 1호 최영애 박사님의 '작은 생명이 건넨 위대한 위로'라는 책은 원예치료의 사례들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 놓으셨는데, 마음을 울리는 감동이 느껴져요. 그래서 저는 사람 이야기가 담겨 있는 논픽션 에세이가 좋아요.
래디쉬를 키우며 자기 안의 희망을 다시 발견하는 쉼터 성매매 여성들 이야기도 마음에 와 닿고, 아파트 전 세대에 나눠 준 강낭콩 한 알이 쓰레기집하장이 된 화단을 다시 꽃으로 뒤덮인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 주고, 우울증에 걸린 이웃을 스스로 걸어나오게 하는 에너지를 보여줍니다.
LA 폭동 후 몸과 마음의 상처를 입한 학생들을 위해 협동 농장을 만든 크렌쇼 고등학교의 사례도 인상적이에요. 처음엔 텃밭으로 시작했는데, 점점 식물을 키워 동네 장터에 내다 팔고, 샐러드용 소스를 개발해 스스로 일어서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감동한 유명 인사들의 도움도 이어지고, 덕분에 판매량도 늘어 협동 농장에 참여한 대학교 등록금을 마련한 크렌쇼 고등학교의 사례는 미국 전역에서 찾아오는 미국 교육 현장의 모범 사례가 되었다고 해요.
작고 보잘 것 없는 식물이 땅에서 스스로 일어나 자라는 힘을 보면 큰 위안이 됩니다. 덕분에 자아가 깨어나는 사례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어요. 봄인데, 감정이 깨어나지 않아 고민이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잊고 있었던 '감정'과 감정이 살아 움직여 느껴지는 '감동'이 찾아 올 거에요.
출판 예담
발매 201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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