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큰에 라벤더를 가장자리로 조르륵 심고, 그 안쪽으로는 로즈메리를 심어줬어요. 제 로망. 선큰 가득한 라벤더 향기인데, 헤드는 시간이 좀 모자랄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측백나무도 해가 모자라, 그나마 해가 잘 드는 쪽으로 옮겨 줬거든요.
토요일 '성남 가드너'수업에서 잔디 관리와 비료에 대해 배웠는데, 확실히 강의는 궁금한 점들이 완벽하게 정리가 되니 좋아요. 왜 화학 비료를 쓰면 토양이 산성화된다고 하는지, 잔디 관리를 어떻게 하면 좋은 지도 배웠어요. 아는 게 힘.
또 한 가지 정보는, 4월 초는 퇴비, 비료를 주고, 살충제나 제초제를 쓰기에도 좋은 시기라는 점이에요.그런데, 알면 알수록 몸은 더 바빠지는 거 같아요. 오늘도 오전에 미세먼지가 약간 낮은 틈을 타 퇴비 주고, 풀 뽑아 주고, 이끼 제거하고, 나무도 잘라주고. 숨 차요. 묵은 때를 벗긴 것처럼 시원하긴 한데 다른 일이 죽 밀렸습니다.
퇴비는 동네에서 공동구매해서 쓰는 게 있어 같이 신청했어요. 계분을 발효해 냄새가 덜 나는데, 그래도 나긴 납니다. 땅이 단단해져 스파이크로 좀 밟아줘야 할 거 같아요. 오늘 저기압이라 그런지 냄새가 너무 많이 풍기는 것 같아 이웃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어요.
퇴비는 뿌리는 김에 옆집 마당까지 다 뿌렸어요. 잔디를 말끔하게 깎아 주시니 감사한 마음을 또 이렇게 보답하고, 할 수 있는 걸 나눕니다. 이웃집 마당이 닿아 있어 잡초가 씨를 뿌리면 넘어가니 민폐라 부지런히 제거해 줘야 해요. 귀찮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오히려 정직한 노동이 주는 기쁨이 조금 더 큰 거 같아요. 덕분에 저도 동네의 예쁜 정원들을 누리는 기쁨이 있고요.
지하에 심은 로즈메리 세 포트가 남아서 이 화분에 옮겨 줬는데, 잘 자라면 좋겠습니다. 현관 앞에서 맞아주는 로즈메리 향은 또 어떨지 기대가 되어요.
이웃 정원에서 배롱나무를 뽑으셨다고 드림을 하셨는데, 제가 어디 쓸지 정하지도 않은 채 바로 데려왔어요. 나무 욕심이 있잖아요. -.- 겨우내 화분에 배롱나무를 키웠는데, 갑자기 어느 날 저렇게 잎을 뿜었습니다. 밖으로 내주어야 할 텐데, 어디에 두면 좋을지 몰라서 고민 중입니다. 배롱나무는 꽃이 피니, 실내에서는 어려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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